본문 바로가기

6.2 조세

조세의 귀착(tax incidence): 세금이 시장 참여자 사이에서 분담되는 현상


정부가 지우개에 개당 500원의 세금을 부과한다고 하자. 소비자 측에서는 판매자 쪽에, 판매자 측에서는 소비자 쪽에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정부가 어떤 재화에 세금을 부과하면 그 부담은 누가 지게 될까? 구입자일까, 판매자일까? 만약 둘이 나누어 부담한다면 그 몫은 어떻게 결정될까? 정부의 정책에 의해 결정될까, 여러가지 경제변수에 의해 결정될까? ― 이러한 질문들은 조세의 귀착이라는 단어로 정리된다. 궁극적으로 세금은 누가 부담하냐는 것이다.


판매자에 대한 과세와 구입자에 대한 과세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다음의 3단계 접근 방법으로 알아보자.


① 수요곡선과 공급곡선 중 어느 곡선이 이동하는가?

② 곡선은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는가?

③ 곡선의 이동은 균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1) 판매자에 대한 과세가 시장에 미치는 효과


지우개 판매자에게 개당 500원의 세금을 부과했다고 하자.




①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지우개 사업의 수익성이 감소하므로 공급곡선이 이동한다.

    반면 구입자에게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으므로 수요곡선은 움직이지 않는다.


② 공급자에 대한 과세는 생산비를 증가시키므로 모든 가격수준에서 공급량이 감소한다.

    따라서 공급곡선이 위로 이동한다. 

    이 경우 공급곡선의 이동폭을 정확히 알 수 있다. 

    세금은 개당 500원이므로 공급자는 500원 하락한 가격을 기준으로 공급량을 결정한다.

    다시 말해 이 하락한 500원을 상쇄할 수 있도록 가격이 500원 높아져야 한다. 

    따라서 공급곡선은 500원만큼 위로 이동한다.


③ 균형가격은 3000원에서 3300원으로 상승하고, 균형거래량은 100에서 90으로 감소한다.

    결과적으로 구입량과 판매량이 적어졌으므로 시장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누가 세금을 부담하고 있는가?

구입자의 입장에서는 과세 전보다 개당 300원씩 더 지불하므로 이들의 후생수준은 하락한다.

반면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개당 300원씩 더 받지만 세금을 내고 나면 개당 2800원으로 과세 전보다 가격이 낮아졌다. 따라서 이들의 후생수준 역시 하락한다.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세금은 시장 거래를 억제한다.

② 세금은 구입자와 판매자가 함께 부담한다.



(2) 구입자에 대한 과세가 시장에 미치는 효과


지우개 구입자에게 개당 500원의 세금을 부과했다고 하자.




① 구입자는 지우개 판매자들에게 값을 치룸과 더불어 세금까지 내야 하므로 수요곡선은 움직

    이지만 공급곡선은 움직이지 않는다.


② 구입자의 입장에서는 지우개의 가격적 매력이 하락하므로 수요곡선이 왼쪽으로 이동한다.

    이 경우 역시 수요곡선의 이동폭을 정확히 알 수 있다.

    구입자 가격은 실질적으로 500원 상승했다. 

    이는 과세 후의 시장균형가격과 무관하며, 구입자들의 입장에서는 세금을 포함한 가격이 

    중요하다. 따라서 구입자는 시장가격이 500원 상승한 것처럼 소비할 것이다.

    다시 말해 과세 전과 동일한 수량의 지우개를 구입하려면 가격이 500원 낮아져야 한다.

    따라서 수요곡선은 500원만큼 아래로 이동한다.


③ 균형가격은 3000원에서 2800원으로 하락하고 균형거래량은 100에서 90으로 감소한다.

    이 역시 시장규모가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는 누가 세금을 부담하고 있는가?

판매자들은 과세 전 가격인 3000원보다 낮은 2800원을 받고, 구입자는 2800원에 세금 500원을 더한 3300원을 지불한다. 따라서 이들의 후생수준은 하락한다.



결론적으로 세금은 누구에게 부과되든 판매자와 구입자가 나누어 부담한다. 세금이 부과되면 구입자가 지불하는 가격과 판매자가 받는 가격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며, 이는 구입자에게 부과되든 판매자에게 부과되든 동일하다. 어느 경우든 이 차이로 인해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의 상대적 위치가 달라지는 것이다.


그런데 세금 부담 몫은 어떻게 결정될까? 어떤 경우에 공급자가 더 많이 부담하고 어떤 경우에 수요자가 더 많이 부담할까? 이는 탄력성의 상대적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수요가 비탄력적이고 공급이 탄력적일 때는 수요자가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


반대로 수요가 탄력적이고 공급이 비탄력적일 때는 공급자가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



사치세는 누가 부담하는가


요트, 자가용 비행기, 보석 등의 사치재에 사치세를 부과한다고 하자.


요트 시장으로 예를 들어보자.

요트 수요는 매우 탄력적이다. 요트를 살 정도의 재력을 갖춘 사람은 요트 대신 더 큰 집, 더 비싼 차를 사거나 유산으로 남길 수도 있다. 

반면 요트 공급은 비탄력적이다. 요트 공장을 다른 재화의 생산공장으로 바꾸는 것도 어렵고, 요트 공장 근로자들이 직업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런 경우 조세의 귀착은 자명하다. 세금으로 인해 요트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므로 요트에 대한 과세는 주로 공급자에게 귀착된다. 결과적으로 사치세 부담은 상류층이 아니라 중산층에게 전가되는 것이다. 
















'Economics > 경제학 원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7.2 생산자잉여  (0) 2019.05.17
7.1 소비자잉여  (0) 2019.05.14
6.1 가격 통제  (0) 2019.03.25
5.2 공급의 탄력성  (0) 2019.03.25
5.1 수요의 탄력성  (0) 2019.03.21